우간다 세인트 폴 대성당, 우간다 여행; St.Paul's Cathedral, Namirembe, Kampala, Uganda



2017년 8월 29일 화요일.

 무료함이 정점을 찍던 무렵.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클래식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보았다. 음악 학원에서의 학기 말 발표회인 모양이었다. 生음악을 듣고 싶었고, 또 무료이기도 했고, 그냥 이유를 모르겠지만 가고 싶었다. 마침 그런 날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볍게 권유했는데 그날 마침 다른 모임이 열리는 때라 아쉬워하며 거절했다. 용기 내 혼자라도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St.Paul's Cathedral


 Namirembe;나미렘베 지역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Mango;맹고 지역은 익숙하다. 이 성당은 맹고 병원 근처에 있었다. 보다를 타고 아저씨와 함께 헤메이다 정각에 도착했다. 그런데 성당 안에는 미사가 진행중이었다. 주변에 몇 몇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이 있었다. 악기를 들고 있는 외국인에게 가서 물었다. 공연이 있는 것이 맞냐고.
 놀랍게도 그들은 캄팔라 뮤직스쿨에 소속되어 있는 강사였다. 본업이 음악은 아니고 어떤 일로 캄팔라에 거주하고 있는데 오늘은 학생들과 함께 직접 연주를 할 거라고 했다. 나도 반년 전 꾸준히 바이올린을 배우러 다니곤 했는데 참 어렵다는 둥, 음악 이야기로 잠깐 담소를 나눴다. 그들은 미사가 좀 길어져서 연주회 시작또한 조금 늦어질 거라고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선 덧붙이길,

 "여긴 우간다니까."
 "..."

 너무 맞는 말이라 할말을 잊었다. 이내 "맞아. 그렇지요."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주변을 좀 돌아보다가 연주회가 시작되면 오겠노라 말하고 주변을 거닐었다.


 성당은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기에 온 사방에서 캄팔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캄팔라 시내 저 너머의 모습까지 보였다. 도로의 소음도 아득히 먼 느낌이라, 나는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 지금은 저 속에 있지 않으니까, 날 방해하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막힌 곳 없이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니까. 살 것 같았다.
 최근 작은 일에 옹졸하게 굴며 날카로웠던 나를 다스리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예정보다 1시간이 지나 공연이 시작되었다. 음. 여긴 우간다니까...




 학생들의 수준은 고만고만했는데, 외국인 강사의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첼로, 바이올린 콰르테로 연주했는데 멀리 앉아서 비올라인지 정확히는;; ...

 사실 내가 이날 공연에 꼭 와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장소에 있었다. 구글 지도를 통해 본 이곳은 공연장이 아닌 성당이었고, 연주 내용도 현악기 비중이 높았다.


샹들리에와 높은 천장

 예전에 클래식에 빠졌을땐 기회가 될때마다 직접 들으러 다니고, 공부도 하고, 커뮤니티도 찾아다닌 때가 있었다. 다른 악기는 잘 모르겠지만 특히 첼로는 성당에서 들어야 한다고 들었다. 그 울림이 남다르다고 했다.
 그런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공연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낮은 소리가 중후하게 공간을 감싸는게 감동이 찡 밀려왔다.

 하지만 그 감동은 쉴새없이 울어재끼는 아이에 의해서 무너짐.
 할많하않...



 우간다에는 이처럼 비밀의 장소가 몇 있는데 천천히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당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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