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한국어 교육을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을 심다; KOICA interview as Korean teacher

수료식날 왠지 모르게 빵떡이가 된 한국어 선생님(우)


한국어 교육을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을 심다; 9 OCT 2017


 이전 게시글에 언급한 내용과 같이, 인터뷰 전문을 게시한다. 제출했던 사진과 함께 올려본다.
 분량이 많아 세 게시글로 나누었다.


▶코이카 웹진 인터뷰 10월호(이전 게시물)

1.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걸로 알고 있다. 국어선생님이 아닌 개발도상국에서 한국어 교육 봉사를 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특히 우간다(혹은 아프리카)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대학교에서 한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었다.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싶고,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으니 한국어를 가르쳐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회가 닿는 대로 참여했다.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은 얼핏 비슷해보여도 그 대상이 달라 가르칠 내용도, 방법도 달랐다. 또 교사가 일방적으로 수업하는 국어교육과는 달리 한국어교육은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출신국가에 따라 발음교육의 방식을 다르게 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3학년 2학기, 늦은 시기에 한국어교육을 복수전공하게 되었다.
 그 중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프로그램에 한국인 통역 자원활동가로 2년 동안 봉사했는데, 처음 1년은 나이지리아 학생과, 나중 1년은 일본 학생과 각 나라를 소개했다. 그때의 활동으로 아프리카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한국어 교육 실습으로 필리핀과 캄보디아 세종학당에 다녀온 경험이 있었기에 어디를 가게 되더라도 잘 적응하여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간다는 나의 3지망이었다. 당시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나라는 라오스, 파라과이, 우간다 이렇게 세 곳이었는데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상관없었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 우간다는 공용어로 영어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우간다는 아주 매력적인 나라이다. 수도 캄팔라 지역의 언어 루간다를 취미삼아 배우는데 한국어와 비슷한 점이 있어 신기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처럼 알면 알수록, 지내면 지낼수록 우간다를 사랑하게 된다. 지금은 우간다가 나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새학기 문화수업은 교실이 꽉 찬다!

2. 현재 한국어 교육 봉사를 하고 있는 국립 마케레레 대학교 한국어 센터는 어떤 곳인가?(위치, 규모, 설립 목적, 특징 등)

 
 마케레레 대학교는 수도 캄팔라에 위치한 우간다에서 가장 큰 종합대학이다. 한국어 센터는 마케레레 대학 언어 센터에 속하여 있으며, 우간다에서 하나뿐인 정식 한국어 교육기관이다. 우간다 대사관 소속 인턴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조금씩 가르치다가, 201310, KOICA봉사단원을 정식으로 파견하였다. 선임 단원의 활동 중에 대사관의 지원으로 2015, 도서관에 한국어 센터를 개관하였다. 교실 하나, 사무실 하나의 작은 공간이지만 프로젝트 TV와 태블릿 PC 및 컴퓨터, 한국 관련 도서, 소품, DVD 등이 비치되어 있어서 우간다 안의 작은 한국을 느낄 수 있다.
 첫 학기 수강생 5명으로 시작한 한국어 센터는 현재 30명 이상으로 증가하였고, 매학기 등록 인원도 많아지고 있다.
 

붓글씨 쓰기 문화활동

3. 부임 후 한국어에 대한 우간다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한 걸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했는가?

 
 파견 직후에는 한국어는 같은 아시아권 언어인 일본어와 중국어보다 인기가 없었다. 내가 만나본 우간다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지식이 미미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고 한국 사람들은 중국어를 사용한다고 알고 있었다. 혹은 한국이라고 하면 북한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물론 한국어를 가르쳐야겠지만, 한국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한국에 대해 알고, 한국을 친숙하게 느끼고, 한국을 사랑하게 되는 그런 교육을 하리라 다짐했다.
 먼저 마케레레 대학교 안에 한국어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 했다. 다른 언어 수업과는 달리 한국어 수업은 무료이고,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활동을 한다고 대학교 내외적으로 홍보에 집중했다.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를 통해 활동한 내용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당장 수업을 듣는 학생이 아니더라도 잠재적인 수강생을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먼저 수강한 친구의 추천으로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러 온 학생도 있었다. 학기가 거듭될수록 학생이 증가하였고, 수준별 반이 개설되었다.
 물론 한국어 센터의 수강생이 증가한 것은 교사 차원에서 다양하게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우간다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도 이유가 되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한국 기업이 우간다에 진출하면서 내가 파견됐던 2015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알게 되었다. 결국 언어에 대한 관심은 그 나라에 대한 관심의 파생으로도 볼 수 있는 것 같다.
 

모르겠어요 선생님...8_8

4. 자신만의 한국어 수업 노하우가 있다면

 
 항상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업을 하려 한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새로운 놀이라고 생각한다면 즐겁게 놀기 위해 교실을 찾게 된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들고, 대화를 한다면 성취감 또한 따라오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위치 수업을 할 때, 손동작을 통해 위, 아래, , , 밖 등을 표현하여 암기하도록 하고, 보물을 숨기고 가방 안에 있어요.’, ‘책상 아래에 있어요처럼 힌트를 듣고 직접 찾도록 한다. 이렇게 몸으로 기억한 한국어는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즐겁게 배울 수 있다.
학생들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즐거운 수업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첫 수업에서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아이스 브레이킹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간단한 체조를 한다던가, 우간다어로 인사를 한다던가, 한글 이름표를 만든다던가 하는.
수업 외에도 주말에 시간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근교여행을 하기도 하고, 생일파티나 집들이에 초대받아 한국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나는 한국어교실에서는 선생이지만, 교실 밖에서는 학생이 되어 우간다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익히려 노력했다.
 

2년 전 만났던 학생들이 벌써 초급2반을 끝내간다. (학생 수도 끝나간다...)


5. 우간다 사람들에게 한국어 교육이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우간다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단원들이 입을 모아 고민하는 것이 하나 있다. 우간다 사람들이 시간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직원도, 기사도, 청소부 너나할 것 없이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한국어 센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시에 수업이 시작하면 보통 10분 정도 지각하는 것부터 심지어 수업이 끝날 때 쯤 출석하는 학생도 있다. 그래서 첫 수업 때 이에 관해 단단히 공지한다. 그리고 정각에 수업을 시작하고, 출석표도 정확히 기록한다. 한국 사람은 시간 약속을 정확히 지키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일러주면서 꾸준히 교육했더니 이제는 수업에 늦는 일이 거의 없다. 한국어 센터 학생들이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고 칭찬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교사로서 뿌듯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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