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



 얼마 전에 KOICA 공모전에 관한 내용을 보았다. 사진이나 카드뉴스, UCC를 공모하여 시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한국어 센터에 관한 동영상을 제작했던지라 이를 잘 활용하여 제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감일을 달력에 적어 두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공지를 확인한 때로부터 한 달이라는 넉넉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늘 막상 닥치면 시작하는 습관 때문에 마감일 하루 전에 부랴부랴 신청을 하려고 홈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미 마감일은 일주일 전으로 끝났었다.
 날짜를 적어둘때를 착각하여 적어둔 것이었다.
 (내 머리야 내 손이야 왜 그랬니)

 정말 속상한 마음에 이렇게 블로그에 써본다.

 동영상은 심혈을 기울여(?) 밤을 새 만들었던 것이었기에 퀄리티나 내용 면에서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만들었던 것을 본부에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현지평가회의때 소장님과 코디님들이 보시고 한번 본부에 보내보라고 했던 것 또한 이제야 생각이 나면서...

 나란 사람... 나란 사람... 꼭 마지막에 불타오르려고 그렇게 또 미뤘냐, 또 ... 그 버릇 못 고치고...

 폭풍 후회중이다...

 내가 가진 여러가지 좋지 못한 습관 중에서도, 어느정도 그러그러 넘어가는 것들이 많지만 미루는 습관만은 정말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왜 미리 하지 못하고 미루게 되는 것일까?
 아마 나는 자신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막상 데드라인에 걸쳐서 아슬아슬하게 완료하고나면 느끼는 쾌감이라던지, 이것 봐! 역시 난 할 수 있었어! 와 같은 스스로의 역량을 재확인 하는 거라던지.

 망충이가 그지 없다... 망충망충 ㅜㅜ 바보냐 난.

 그런 맥락으로 약속시간에도 딱 제시간에 도착하거나 조금씩 늦는 경우도 많은데...
 헐레벌떡 가서는 겨우 도착해서 '봐! 미리 갈 필요 없었다니까, 이렇게 딱 맞게 도착할 수 있었는걸!' 하며 안도하는데 다시금 생각하면 이것이 무슨 이득일까 싶다.

 도착하기 전 시간만큼은 얼마나 초조해하면서 마음이 불안해 지는지.
 그런데도 난 역시 약속시간 전이면 시간을 재본다.
 여기서 여기까지 몇 분이 걸릴거고, 이렇게 시간이 들거고, 그러면 이때쯤 준비하면 되겠는걸, 하는?

 매번 다짐해봐도 어려운 일인데, 이건 부모님의 가르침도 아니고(특히 우리 마마는 약속시간 30분 전에 가있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의 영향도 아닌데(주변에서는 내가 젤 늦다) 도대체 왜 그럴까.

 손해를 보고 나서야 깨닫는 나란 사람... 그런데 또 내일도 아슬하게 살거잖아.

 그러지 않으려고 블로그에 털어 놔 본다. 그래봤자 작심하루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미루는 습관을 고치고 싶으니까.


 덧.
 그래서 코이카 문의 메일에 늦어도 신청 가능하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솔직히 내가 담당자라도 허락 안 해주겠다... 그냥 지푸라기 잡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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