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뇨니 호수, 카발레, 우간다 여행; Lake Bunyonyi, Kabale, Uganda



Lake Bunyonyi, Kabale, Uganda; 23~25 JUL 2017


 우간다 서쪽 국경 지대에 있는 부뇨니 호수에 다녀왔다. 작년에도 한번 다녀온 곳이지만 맑은 공기와 호수, 탁 트인 절경 그리고 추운 날씨(?)가 그리워 한번 더 찾게 되었다. 저번과 다르게 배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가 이틀을 묵기로 했다.

 수도 캄팔라에서 코치를 타고 6시간을 달려 늦은 점심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짐을 내려놓자마자 밥부터 찾았다.


Food



 크레이피쉬라는 것이 유명하대서 꼭 한번 먹어보자고 벼르고 왔더랬다. 그런데 메뉴판에 떡하니 적혀있는 Crayfish;크레이피쉬. 우리는 메뉴를 시켰고, 그 맛에 반해버려 이틀 내내 크레이피쉬 요리만 먹었다. (크레이피쉬 위드 라이스, 위드 아보카도, 하와이안 스타일 피자, 야채 피자...)


 실제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요리되어 나온 크레이피쉬는 작은 새우 같은 모습에 게와 새우를 섞어놓은 맛이었다. 고소한 것이 '오징어칩'이나 '새우깡' 아니면 '자갈치' 맛과 매우 흡사했다. 처음 먹어보고 친구와 동시에 '어? 이거 아는 맛인데' 했다. 처음 먹어보지만 왠지 익숙하고 그리운 맛... 바다에서 난 것이 아니라 정확히 '해산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다 없는 우간다에서 신선한 '호'산물(호수+산물)을 맛볼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 두번 아니 세번 드세요. 우리는 네번 먹음 ㅋㅎ


Lodging



선착장에서, 보트를 기다리며.

  지도상으로는 섬 하나에 세 개의 숙소가 있었지만, 우리 숙소 이외에 다른 곳은 보지도, 발견하지도 못했다. 보트는 이 숙소의 전용 선착장에 우리를 내려주었고, 나갈때도 같은 선착장만을 이용했다. 섬 안쪽 산길은 다른 길로 이어져 있는 듯 하였으나 낮마저 어둡고 음산한데다가 괜히 위험한 일 생길까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보트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가는 길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는 환경이어서 그런지(숙박객이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날 걱정이 하나도 들지 않았나 보다.), 이 숙소에서는 모든 비용을 장부에 달아놨는데, 섬으로 들어오는 보트 비용이며, 숙박 비용, 식사 그리고 맥주에 물까지 빠짐없이 기록했다. 그리고 섬을 나가는 날, 한꺼번에 결제했다. (카드와 미국 달러도 받지만 수수료와 환율을 낮게 쳐줘서 기왕이면 우간다 실링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물건을 하나 살 때마다 결제를 하지 않아서 그런가, 부담없이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 먹고 마셨다... 그래도 아프리칸 티는 공짜다! 헤헤




  친구가 알아봤다는 숙소는 눈 뜨면 바로 앞에 호수가 있다고 했다. ...있었다 호수가 진짜 바로 앞에. 그리고 문이 없었다...


문이... 없었다...

 밤에는 추웠다. 코끝이 시려 이불을 머리께로 올렸다. 가져온 옷을 모두 겹쳐 입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두드려 맞은 듯이 찌뿌둥했다. 그래도 도미토리로 가지 않고 버텼다(?). 눈을 뜨면 바로 자연이 있던 느낌이 좋아서. 새가 지저귀고 호수에서 물고기가 첨벙거리는, 아침이 밝아오는 소리가 들리는 신선한 경험이라 이 숙소에서 이틀밤을 잤다. (하지만 과연 3일은 어떨까?)


Slow Life



 7시가 좀 넘으면 어둑어둑 해지다가 금방 어둠이 찾아왔다. 첫날에는 피로가 몰려들어 말도 안되는 8시(체감상 11시는 된 것 같았다)에 먼저 자고, 둘쨋날에는 밤하늘을 보고 별을 세다 잤다. 어둠이 찾아오니까 할 일이 없더라. 어둠을 밝혀주는 것은 양초와 어둑한 불빛이 전부고, 전기 콘센트 하나 없었다. 인터넷을 포함한 네트워크도 터지지 않았다. 노래를 듣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먼 풍경을 바라보는 것 뿐. 그렇게 여유는 강제로 찾아왔다.


숲속의 프란체스카

 날이 밝아도 할 일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씻고, 먹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하고, 식당에서는 인터넷이 간간히 잡혀 핸드폰을 보다가, 그마저도 느린 속도에 다시 먹고...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누군가가 다음번에 이곳에 놀러온다고 한다면, 이것을 꼭 챙기라고 말하고 싶다. 가볍게 읽을만한 책 한 권,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플레이어, 취미생활- 이를테면 작은 그림을 그릴 도구나, 기타 악보(식당에 기타가 하나 있다), 카드를 가져와서 누군가에게 긴 편지를 써도 좋겠다.
 우간다에서 지내는 시간 내내, 늘 불안정한 여유가 있었지만 이렇게 툭, 던져진 여유는 참 오랜만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 한편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유. 할 일을 찾아야 하는 여유. '이제 뭐 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째서 나는 쉬는 것 조차 잘 하지 못하는가. 끊임없이 어딘가로 갈 생각을 했고, 그마저 적당하지 않으면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아 잠을 청했다.


먹고, 마시고, 자고 !

Canoe; 카누


  둘쨋날 오전, 사진을 찍으려 호숫가 주변을 갔는데 중국인 한명이 카누를 띄우려 했다. 숙박객이 타도 괜찮은가 싶어 물어봤더니, 자기 거란다. (알고보니 렌트를 한 것) 그가 권유를 했고 우리는 흔쾌히 카누에 올랐다.




 저번 방문때도 타본 적 있지만, 나무를 깎아 만든 카누는 조그만 움직임에도 크게 흔들렸다. 구명조끼며 안전요원은 커녕 주변에 우리를 구해줄 만한 사람은 없었기에 나의 두려움은 배가 됐다. 이 호수가 많이 깊대서, 발이 닿지 않는다고 들었기에 빠지는 상상을 했더니 금방 쭈구리 쭈굴. 중국인에게 '너 수영할 줄 알아?' 물었는데 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린게 컸다... 결국 얼마 오래 타지 못하고 금방 뭍으로 올라왔다.
 그래도 공짜로 카누 타고 사진도 남겼다고 좋아했다 ㅋㅋㅋ


Library



 섬 안에 도서관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한국어 책은 하나도 없어 그냥 스윽 구경하고 나왔다. 영화도 같이 볼 수 있게 스크린이 있었는데, 여행객끼리 친해져서 다같이 모여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속 한 장면) 당구대도 있어 친구와 두 판을 쳤는데, 실력이 고만고만해 네버엔딩 플레이... 그래도 재미있었다!





 마침 비가 한참 오던 때라 구름도 가득했는데 날씨가 조금만 맑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구름이 걷히면 별도 더 많이 보일테고 말이야.


OKWEZI 는 현지어로 허니문이라는 뜻이란다, 믿거나 말거나.

숙소 정보 : 링크

카발레 교통편 / 캄팔라에서 카발레 / 캄팔라에서 부뇨니 호수 가는 법 / 카발레에서 캄팔라 / 카발레에서 포트포탈 / 루트 정보 : https://hwayeong.blogspot.com/2017/07/blog-post_27.html

우간다 부뇨니 호수 여행 / 카발레 여행 / 우간다 여행 / 레이크 부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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